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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도 BJC 3 분기 보도상 수상 소감 ]

작성자
한국방송기자클럽
조회
947
[ 뉴스부문 수상소감 ]  

–  KBS  ” 이상직 편법증여 연속 보도 ” ( 정유진, 박대기, 안용습 )




“5개월치 월급 밀렸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이게 맞는 건가요?

*‘경영에서 손 뗐다’는데…딸이 연봉 1억 상무?
점심을 먹고 오던 길,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체불임금과 관련해 시위를 하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봤습니다. 

이스타항공이면 주변에서도 많이 이용하는 항공사인데,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그냥 임금을 못 받았을 수가 있나? 왜 당사 앞에 와서 시위를 하지? 눈길이 갔습니다.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직원들은 5달째 월급을 못 받아 생계조차 곤란한데, 창업주이자 실소유주인 이상직 일가는 이스타항공을 제주항공에 넘겨 매각대금 540억여 원을 챙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이상직 의원은 기업인 출신이고 일자리 문제 해결을 내세웠던 정치인입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 이 의원에게 직접 사정을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찾아갔습니다.

“나는 경영에서 손 뗀 지 7년 째다. 임금 문제는 제주항공이 책임지기로 했다“
납득가지 않는 대답,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된 순간입니다.
     
‘경영에서 손을 뗐다’ 등기부등본과 감사보고서가 보여준 사실은 이 의원의 말과는 달랐습니다.
 이 의원 측근으로 구성된 경영진, 자녀들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지주회사, 
무엇보다도, 만 3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항공사의 상무가 된 이상직 의원의 딸 이수지 씨. 이 의원 일가는 그 누구보다도 임금체불 문제를 책임져야 할 위치였습니다. 책임지게 하고 싶었습니다.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지분 헌납하면 끝일까…체불임금 책임은 누가 지나요?
공개된 감사보고서는 일부에 불과했고, 익숙지 않은 회계 장부를 읽는 일은 특히 힘들었습니다. 기업 감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엑셀 표로 주식 수 변동 내역을 정리하며 주식의 흐름을 분석했습니다. 등기부등본에 나온 주소로도 발품을 계속 팔았습니다. 
사흘 만에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이 의원 형들과 자녀 간의 수상한 거래, 그리고 3천만 원짜리 자녀회사가 이스타항공을 차지해 540억원에 팔게 된 ‘편법 증여’의 구조가 나타났습니다.  이를 더 명확히 밝히기 위해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미니 취재팀’을 꾸렸습니다. 이스타홀딩스가 지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모펀드가 목표였습니다. 이스타항공 주변인들에게 하루에 수십 통씩 전화를 돌렸고, 관련 재판들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추적 끝에 베일에 가려져 있던 사모펀드 대표를 만났습니다. 돈을 빌려준 경위와 상황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무자본 M&A 기법’,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편법이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심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득은 내가, 피해는 네가 보는 게임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창업자인 이상직 의원은 일자리 문제 해결을 강조해온 여당의 국회의원이었습니다. 체불임금 문제는 외면하면서 이스타항공 창업을 경력으로 내세우는 건 국민 기만입니다. 
묵묵부답하던 이상직 의원은 KBS 첫 보도 8일만에 ‘지분 헌납’을 결정했습니다. 당 윤리위 조사가 시작되자 스스로 탈당했습니다. 하지만 ‘편법 증여‘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도 회피중입니다. 

취재중 확인한 48억원 상당의 ’주식 횡령 사고’에 대해서도 처벌받은 이가 없습니다. 
해고를 목전에 둔 이스타항공의 직원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보내고 있습니다. 
이득은 이상직 의원 일가가 누렸는데, 왜 책임은 직원들이 져야 하나요?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질 때까지 취재는 계속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