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C 보도상

Special Award

CalendarSpecial Award분기별 BJC 보도상

BJC 보도상

[2023년 1분기 BJC보도상 전문보도부문 수상 소감]

작성자
한국방송기자클럽
조회
684

[2023년 1분기 BJC보도상 전문보도부문 수상 소감]

MBC,  『 깡통전세 감별기』

 손 령  기자

 ‘빌라왕’, ‘건축왕’ 등 각종 전세 사기 문제가 절정에 달하던 지난해 하반기, 관련 문제를 취재하다 피해를 중계만 하는 언론 행태에 문제 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세 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는 기사들도 더러 있었지만 한두 줄 걸치는 정도였습니다.

취재를 하다보니 대체로 부동산 관련 정보나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이 아주 작은 정보만 알았더라도 피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층의 피해가 심했는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좌절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을 보고 아무 것도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언론이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집주인이 작정하고 사기를 치는 행태가 아닌 일반 전셋집에서도 깡통전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집값과 비슷한 수준의 전셋집에 들어갔다가 집값이 떨어져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관련 문제를 연구해온 도시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획을 시작해, 전국의 아파트와 공동주택 매매 실거래가를 등록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전세 실거래가를 등록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의 데이터 2,700만 건을 전수조사해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깡통전세 문제는 지금이 절정이 아니라 앞으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충격적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일반 국민이 이러한 상황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전세가율 100% 이상 깡통전세 단지가 전체 단지의 9.3%, 10곳 중 1곳에 달했고, 전세가율 80% 이상의 ‘깡통전세 위험’ 단지가 전체의 38%에 이르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깡통전세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주택의 전세가율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지만,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기초적인 정보인 전세가율을 부동산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깡통전세 감별기’는 전세가율을 토대로 해당 아파트 혹은 공동주택의 깡통전세 위험도를 측정해 일반인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사이트입니다.

전수조사한 데이터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정보인 지난 2년간 이뤄진 94만건의 평균 전세가율을 활용해 감별기를 제작했으며, 무엇보다 누구라도 쉽게 전세가율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 3월 14일  MBC뉴스 홈페이지에 감별기가 공개된 뒤, 지금까지 3주 만에 25만 명 가량이 접속해  주택의 깡통전세 위험도를 확인했으며, 현재도 하루 평균 1,500명 가량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각종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MBC가 하고 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뿌듯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저희 팀에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경제부 출신 동료가 있습니다. 주변에서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거대담론이나 제언도 좋지만 앞으로도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취재와 기사, 그리고 그 결과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기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BC 손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