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시작한 <이렇게까지>는 우리 사회에서 비슷한 사고가 왜 끊이지 않을까, 해결책은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시리즈였습니다. 지난해 12월 서울 청담동 한 학교 앞 스쿨존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교통사고 사망사건이 첫 아이템이었습니다. 당시 스쿨존에서의 사고가 계속되고 있었고 그 때마다 여러 사람들이 가슴 아파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사고 지점엔 인도가 없었는데, 주민들의 반대로 인도 설치를 못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또 다른 곳엔 주민들이 합심해 통학로에 인도를 만들고, 스쿨존 전체를 샛노랗게 칠한 곳이 있었으며 그렇게 제도 개선 이후 아이들 사고가 없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했느냐는 기자의 바보같은 질문엔, “어린이를 지켜야 하니까요.”라고 현명하게 대답하는 성실하고 책임감 넘치는 공직자가 있었습니다. 그런 제도와 사람들을 1년 동안 찾아다니면서 곳곳에 숨어있는 아이디어와 성실한 노력, 따뜻한 마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언론의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은 ‘감시와 비판’입니다. <이렇게까지>는 그 기본적 책임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보도입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이렇게 훌륭한 상을 받게 된 것은 제가 속한 SBS의 다른 기자 선후배 동료들이 그 기본적인 책임을 다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SBS와 그곳에서 내어놓는 사회적 책임을 다한 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 속한 저의 취재와 보도는 조금 색다르게 보였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시와 비판이 살아있는 정론 보도 플랫폼 SBS의 힘이 바탕이 되어 별책부록인 <이렇게까지>도 취재와 보도를 이어갈 수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렇게까지>시리즈를 취재하면서 훌륭한 보도를 통해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SBS의 다른 기자들에게 항상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 분들 덕분에 상을 받고 빛날 수 있었습니다. 수상소감 자리를 빌어 오늘도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취재하는 동료 선후배들에게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